맛있는 이야기

[스크랩] 제주도 참치 출몰, 반갑지 않다

다이스 선장 2008. 4. 21. 18:12

 

 

제주도산 생참치로 만든 초밥

 

 

참치가 제주도에 이어 남해에서도 대량으로 잡혔다. 회를 즐기는 미식가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맛객도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환경적인 문제는 고려치 않고 내 입이 즐겁게 되리라는 기대감으로 들떴다. 그동안 생참치는 일본에서 공수해와 일부 계층에서만 즐기던 미식거리였으니 말이다.

 

 

오도로와 아까미

 

이 특별한 먹거리가 잘만하면 우리 같은 서민들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도 잠시, 무게가 나가는 건 죄다 일본으로 수출되었다는 비보다. 그렇기에 국내에 나도는 생참치는 상품가치가 떨어진 것이거나 50kg 미만짜리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아쉬운 대로 이것이라도 맛을 봤다.

 

 

 

몸통살(아까미)

 

참치의 몸통살격인 아까미는 냉동참치에 비해 차진 맛이 떨어졌다. 하지만 숙성미라 할 수 있는 산미는 풍부하게 감지된다. 생참치지만 손님상에 오르기까지 2~3일의 기간이 소요되는 동안 숙성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바로 먹는 것보다 며칠 숙성 후 먹는 게 더 맛있다. 때문에 생참치를 신선하다 말하는 것 역시 느낌일 뿐이다. 냉동참치에 비해 상온에서 머문 시간이 더 많은 게 생참치 일수도 있다.

 

 

 

 뱃살(오도로)

 

배꼽살로 불리기도 하는 오도로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위이다. 지방함량이 풍부할 뿐 아니라 쫄깃하게 씹히는 부위가 함께 붙어있기 때문이다. 맛에 민감한 미각의 소유자는 오도로에서 5가지 맛을 느낀다고도 한다.(신맛, 짠맛,단맛,쓴맛, 감칠맛의 5미가 아니라 지방 함량 단계적인 맛) 

 

하지만 제주도 생참치에서 나온 오도로는 고소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크기가 작다보니 지방 함량도 떨어져 고소함보다는 느끼함이 더 컸다. 오도로가 이럴 진데 그 아래 단계인 주도로라고 해서 별 반 다르겠는가? 미완성의 맛이었다.

 

 

제주도산 생참치 중뱃살(주도로)

 

 

냉동참치 주도로, 이런 참치를 맛보면 제주도산 생참치에 대한 환상은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오도로, 주도로, 아까미 세 부위를 맛 본 결과 그나마 아까미가 가장 나은 듯하다.
호기심과 식경험 증진차원에서 한번 맛 볼 수는 있겠지만 먹고서 노래를 부를 정도는 아닌 생참치. 그렇다면 참치의 출몰을 그리 반길 일만은 아닌 듯했다.

 

없던 참치가 출몰했다는 건 바다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는 방증이고, 이는 곧 대한민국도 기후변화가 점차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암울한 소식이니까. 때문에 우리의 환경을 팔아 일본인의 입만 즐겁게 해주는 참치의 출몰이 썩 반갑지가 않다.

 

(2008.4.21 맛객)

출처 : 맛있는 인생
글쓴이 : 맛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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