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티베트기행10] 티베트에서 맛본 양꼬치와 양족구이
티베트기행⑩
야시장이란 말에는 어떤 설렘이 있다. 일상탈출의 해방감이랄까? 시장의 생동감이 묻어난다. 또한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도 설렘의 근원일 수 있겠다. 요즘 같은 이 좋은 시절 야시장은 특히 매력적이다. 시원한 밤공기를 맞으면서 저렴한 먹거리에 한 잔 나누는 즐거움이란. 이렇듯 야시장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가보면 실상 별거 있진 않지만 그래도.
특히 낯선 이국에서 야시장 경험은 설레임이 배가 된다. 기대감을 잔뜩 부풀려 찾아간 티벳 라싸 시내에 있는 천해야시장. 그곳에서 맛본 양러우촨(羊肉串)이라는 양꼬치구이와 양족구이에 대한 소개이다. 자 보시죠.
라싸 시내에 있는 천해야시장 입구.
시장 안, 초저녁이라 아직은 한산하다.
본격적으로 손님을 맞이하기 전에 국수로 저녁을 들고 있는 시장 상인. 반찬하나 없이 국수만 달랑... 참 소박하게 먹고 사는 민족이다.
꼬치의 종류가 놀랍기만 하다. 닭다리, 가지, 연근,부추, 브로콜리 등 마치 먹을 수 있는 건 모두 꼬치 재료가 된다고 시범을 보이는 듯하다.
역시 다양한 꼬치류들.
흑흑... 순진한 양을.... 근데 함 먹어보고 싶다. ^^
양고기를 다듬고 있는 회족 두 청년.
참 지방이 많다
양꼬치
눈으로 보이는 신선도가 아주 그만이다. 고기 중간에 지방을 끼우는 게 양꼬치 정석이다. 그럼으로써 고기에 기름이 자르르.... 퍽퍽하지도 않고 구수하다. 양꼬치 노린내를 걱정하는가? 그건 오래되어 신선도가 떨어진 양고기일 때 얘기이다.
양 내장도 같이 팔고 있는 곳으로 가자고 했더니 가이드가 이 아저씨네 집으로 안내한다. 다른 곳은 한족인데 이곳은 장족이라나. 양꼬치는 장족 음식 쪽에 가까우니 뭐 따를 수밖에. 근데 자꾸 이 집에는 없는 양 내장부위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연탄갈비가 맛있듯 고기는 화력이 셀수록 맛있다. 생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양꼬치와 양족을 굽고 있다.
맛있게 구워진 양꼬치구이. 양꼬치구이 본 나라에서 먹는 이 맛이란. 히말라야 만년설이 녹은 물로 만든 라싸맥주가 양꼬치구이의 맛을 더했다.
가운데에 있는 지방을 깨물었을때 물컥 흘러나오는 고소함이 육질만 먹었을때의 단조로움을 상쇄시키고도 남는다.
양꼬치를 찍어먹는 양념가루.(쯔롼, 고춧가루, 조미료)
양족구이도 시켰다. 한국에서 양꼬치구이는 맛 볼 수 있지만 양족은 흔치 않기에.
우리 족발은 괜찮은제 양족은 먹기가 좀 그렇네. ^^ 낯선 식문화는 언제나 거리감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난 맛객 아닌가? 식경험 증진차원에서 과감하게 맛을 봤다.
솔직히 음....
맛? 한마디로 되게 쑨 찹쌀풀을 먹는 느낌이랄까? 쫀득한 식감에 끈적끈적한 콜라겐이 압도적이다.
밀가루떡을 굽고 있다. 문득 티벳의 먹거리가 우리와 유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어린 시절에 시룻번(시루와 솥을 연결하기 위해 붙이는 밀가루반죽)을 불에 구워먹었던 게 떠오른다.
이 빵의 이름을 알려주세요~
양갈비찜
서울대 모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양고기는 맛있어서 많이 먹게 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맛있다는 것을 예쁘다고 보기도 했는데 그런 이유로 양양(羊)과 클대(大)가 결합해 아름다울 미(美)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
마무리는 우육면으로. 많이 느끼했다. 또 먹으라면 글쎄...
면을 주문해도 아무런 밑반찬이 없다. 가이드가 알려준대로 마늘을 조금씩 베먹으면서 국수를 먹었다. 느끼함이 확 줄어든다.
수제비를 뜨고 있다. 역시 우리네와 비슷한 점이 많다.
어느덧 야시장에도 어둠이 깔리고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맛객이 머물던 그때처럼 지금도 천해야시장에 여유로움과 한가로움이 넘치기를 바란다.
(2008.4.11 맛객)
☞보태기/ 테벳 분리 독립 시위가 있기 한 달 전인 2월경에 다녀온 기행기입니다. 나머지 티베트기행을 보시고 싶다면 블로그 왼쪽에 있는 카테고리에서 중국기행을 클릭하세요. 이 포스트를 보고 양로우촨이 급 당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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